최근 성격유형검사로 어느샌가 우리 일상에 확연이 자리를 잡은 MBTI
이 성격유형검사가 우리나라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심지어 회사 채용에서도 이 검사를 하고 신뢰하고 있는 이 현상에 대해서 정말 한낱 재미로 보는 성격유형 검사의 한 종류인 MBTI가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유행하는 이유와 MBTI의 본질과 한계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MBTI에 대한 유효한 비판과 논란은 아래와 같은 몇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1. 심리학 비전공자가 제작
MBTI를 개발한 어머니 캐서린 브릭스와 딸 이저벨 마이어스 둘 다 전문적인 심리학자가 아니었다. 어머니인 캐서린은 홈스쿨링을 한 소설가였다. 딸인 이저벨 역시 미스터리 소설가였으며 대학 교육을 받기는 했으나 전공은 정치학이었다.
둘 다 학문으로서의 심리학을 전공한 적이 없었으며, 심리학자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실제로 영문판 위키백과에서 캐서린-이저벨 모녀 각각의 개인 문서에 심리학자 분류는 달려있지 않다 (2022년 5월 기준). 이 둘이 심리학자라고 하는 말은 유사역사학자도 역사학자라는 말과 비슷하다.
1) 개발자의 인종 차별 사상
MBTI를 개발한 모녀 가운데 딸 이자벨 마이어스는 작가이기도 했는데, 그의 소설에서는 인종차별적 사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의 1934년작 미스터리 소설 <나에게 죽음을 (Give Me Death)>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한 글로서, 미국 남부의 한 부유한 가족의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탐정이 주인공이다. 살인 사건이 아니라 자살 사건이라는 것이 반전인데, 선조 중 흑인이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오염당한" 핏줄을 남기기 싫다고, 다른 백인과 통혼해서 순수 백인을 더럽히기 싫다고 연이어 자살한 것이다. 게다가 주인공마저도 그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동조한다.
이것이 알려지자 이자벨의 후손들과 마이어스 브릭스 재단 측은 성명을 내고 이 모든 것이 소설 속의 내용일 뿐이며 이자벨 본인은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고, 소설은 MBTI 검사를 만들기 전에 쓴 것들이며, 이자벨이 "모든 인간의 가능성을 믿었고, MBTI 검사는 그 믿음을 반영한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논란을 불식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소설 외적으로 작가 이자벨의 행적 자체도 인종차별주의를 드러내곤했다. 이자벨이 사업가 에드워드 N. 헤이에게 쓴 편지에서 인종 / 민족에 관계없는 평등을 주장한 한 여성을 두고 "미성숙하고 성격유형적으로 덜 발달했다"라고 조롱하면서, "까맣고 틀림없이 열등한 인종은 사람의 정신에서 제압당하고 열등하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가리키는 전형적인 상징이다"라고 쓴 것이다. <성격을 팝니다: MBTI의 탄생과 이상한 역사>를 쓴 미국 작가 메르베 엠레는 이런 이자벨의 행적에 대해 더 조사하기 위해 플로리다대 도서관에 보관된 이자벨의 편지들을 열람하려 했으나 마이어스 브릭스 재단의 방해로 열람이 제한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이자벨의 MBTI 창작 이전 행적들은 마이어스 브릭스 재단 산하의 영리단체 CAPT에 의해 은폐되어 왔다.
이런 사실은 2021년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페르소나: 성격 검사 뒤에 숨겨진 어두운 진실(Persona: The Dark Truth Behind Personality Tests)>이 공개되며 대중에게 알려지고 있다. 이 다큐는 MBTI뿐만 아니라 성격 검사 전반의 인종차별, 성차별, 계층차별 문제에 대해 다룬다.
2) 자기보고(self-report)형 심리검사의 한계
MBTI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가 스스로 판단하여 점수를 매기는 자기보고식 검사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가 으레 그렇듯,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자신의 실제 모습에 비교했을 때 응답을 속여서 하거나, 표면적으로는 똑같은 점수를 매겼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그 점수에 부여하는 의미가 일관적이지 않다는 등의 문제가 존재한다. 다만 이 점은 단순히 MBTI만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심리검사들도 자기보고형 검사라면 으레 겪는 근본적인 한계이다.
이런 류의 문제에 검사가 취약한지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검사 - 재검사 신뢰도가 있다. 이 지표는 말 그대로 여러 번 측정된 검사 결과의 일관성을 측정하는 지표인데, 메타 분석에 의하면 MBTI의 경우 검사-재검사 신뢰도가 5요인5 요인 모형 (Big5)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MBTI의 경우 각 지표별 검사 - 재검사 신뢰도가 (0.61, 0.78) 구간에 분포해 있는 한편(Randall, Isaacson, & Ciro, 2017), 5 요인 모형 검사의 경우 각 지표별 신뢰도는 (0.77, 0.82) 구간에 분포해 있다.(Gnambs, 2014) MBTI의 신뢰도도 검사로서 써먹을 수 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다른 검사에 비해서는 떨어진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다.
3) 비과학적인 이론 기반
MBTI 이론은 1921년 카를 융의 심리유형론을 토대로 하여, 홈스쿨링으로 독학한 비전문가가 만든 지표이고, 과학적인 방법론이 자리를 잡은 현대 심리학과는 뿌리부터 다르다. 최초의 이론적 구조는 상당 부분이 과학적 방법론보다는 직관적 추론에서 출발하였다. 이는 Big5와 같이 충분한 과학적 방법론적 절차를 거친 검사에 비해 MBTI가 갖는 약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류 심리학계의 저명한 심리학 학술지에서는 MBTI 검사를 논의하지 않는다. 또한 대다수 심리학과 교수들은 MBTI가 상업성 등의 이유로 사용되는, 과학적으로 문제가 많은 심리검사라고 말한다.
카를 융의 심리 이론은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융의 무의식에 대한 접근은 신화, 종교, 오컬트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독립하지 못했으며, 연금술이나 귀신을 가져오기도 했다. 애덤 그랜트는 '이 이론은 심리학이 실험과학으로 정립되기 전의 것이고, 융은 이 이론을 자신만의 경험에 의거해 만들었다.'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MBTI의 해석에 이용되는 소위 '심리 역동 위계' (주기능, 부기능, 3차기능, 4차기능)는 분석심리학에 의해 제안되었다고는 하나 경험적으로 지지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융의 해석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는 MBTI 개발진의 독자적인 접근이 들어가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Reynierse, 2009; Reynierse, 2015). Reynierse(2015)의 서문에 따르면 심리 역동 위계에 대한 비판은 1960년대부터, 심지어 MBTI 및 성격 유형론 연구자들로부터도 이미 제기되어 왔다. 이러한 논란은 소위 MBTI 무료 검사를 제공하는 사이트에서도 다루고 있다.
4) 통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유형론
MBTI와 같이 성격을 '유형'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려면, 세상 사람들의 성격 분포는 뚜렷하게 다른 집단으로 구분될 수 있어야 한다. 즉, 외향적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외향적이어야 하고, 내향적인 사람들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내향적이어야 하며, 외향성과 내향성을 어느 정도 고루 갖춘 사람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성격이 뚜렷한 집단으로 나뉘는 것이 통계적으로 타당해야 비로소 MBTI식의 유형론이 정당화된다고 볼 수 있다. 통계학 용어로 말한다면, 유형론이 타당하려면 사람들의 성격 분포는 다봉분포 (multimodal distribution)를 이루어야 한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보나 통계적으로 보나, 사람들의 성격이 가지는 분포는 정규분포와 비슷한 형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 성격 요인에 있어 어느 정도의 평균을 중심으로 정도의 차이를 가진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하며, 사람들의 성격 분포는 여러 개의 뚜렷한 군집으로 나뉘지 않는다. 이를 억지로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이해하려는 MBTI식 유형론의 시도는 비합리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이다.
같은 유형 안에서 발생하는 이질성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만약 외향-내향성을 정의함에 있어 사람들의 성격이 명확하게 외향적인 집단과 내향적인 집단으로 갈린다면, 집단을 구분하는 유형론 접근은 '외향성 집단의 평
균'과 '내향성 집단의 평균' 각각을 중심으로 삼고 약간의 개인차를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의 외향-내향성 분포가 뚜렷하게 양극화되지 않는다면, 유형론은 외향적으로 분류되지만 어느 정도 내향적인 면모를 지닌 사람 (즉, 정규분포의 평균 근처에 위치한 사람)과 극단적으로 외향적인 사람을 모두 '외향적'이라 취급한다. 더욱이 유형론의 틀 안에서는 그 차이를 적절하게 설명할 방법도 마땅치 않다. (아래에서도 설명하듯) 추가적인 지침을 추가하거나 유형을 더 쪼개지 않는 이상 말이다.
미미한 점수차를 근거로 사람들을 서로 다른 집단으로 분류하는 우를 범한다. 분명히 MBTI의 유형론적 지표로는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는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나, 유형론의 접근은 이런 사람들의 성격마저도 일단 어느 한쪽으로 분류하여 설명할 것을 가정한다. 물론 현대 MBTI는 이러한 점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는 하나, 후술될 내용에서도 드러나듯 이 역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MBTI의 옹호자들은 MBTI의 성격이론이 '정도차'와 같은 거시적 관점에서의 방향성을 보여줄 뿐이라 주장하지만, 유형론 자체는 이런 정도차를 반영하기에 적절한 이론이 아니다. 심지어 MBTI 진영의 연구에서도 최초에 카를 융은 극단적 유형보다는 오히려 중간 범위에 가까운 이들이 더 많다고 보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MBTI의 창시자인 마이어스 또한 초기에는 중간 범위의 유형을 고려하였다지만, 지표의 간결함과 편리성을 위해 서서히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변화해 왔다고 말한다. 즉, MBTI의 유형론은 지표 해석의 편의를 위해 '실제 성격의 통계적 분포'라는 정보가 과학적 검사 개발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 그리고 그 정보가 어떻게 검사의 타당성과 연결되는지를 무시한 것이다.
MBTI 진영에서는 불분명한 지표가 결과로 나오는 경우 양쪽 성격을 모두 고려하며, (비교적 최근의 검사지인 Form Q를 보더라도) 각 지표에 하위지표가 존재하며 검사결과의 정도차에 따라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여 스펙트럼을 쉽게 알게 해준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는 반대로 말하면, 결국 MBTI 역시 16개의 유형으로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으며, 개인차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16개 유형 이외에 추가적인 해석 지침을 추가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는 MBTI가 유형론을 채택함으로써 추구했던 '지표의 간결함'과 '해석의 용이함'이라는 목표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때문에 MBTI를 실제 적용하고 해석할 때 유형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 것을 제안하는 입장이 존재한다. 물론 MBTI의 근간은 유형론이므로 MBTI를 점수 중심으로 해석하자면 MBTI가 추구했던 '심플함'을 포기하게 되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는 데다, Big5보다 측정할 수 있는 요인이 적은 완벽한 하위호환이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MBTI만을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유형에 집착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접근방식이 될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나마 '정도의 차이'를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음을 솔직하게 인정하는 MBTI와는 다르게, 대중적으로 많이 공유되는 16
Personalities 같은 간이 검사는 이런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부수적인 문제로, MBTI의 유형론적인 접근이 일종의 이야깃거리로서 사람들의 흥미를 끌기 쉽다보니, MBTI의 구조를 흉내 낸 수많은 가짜 심리검사들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런 유형론에 대한 비판을 '온 세상 모든 사람들을 16개 유형으로 분류하기에는 유형의 수가 너무 적으므로 MBTI는 타당하지 않다'라고 이해하는 경우도 있으나, 성격 유형의 개수 문제와 유형론 자체에 대한 비판은 그 결이 다르다. 물론 사람들을 16개라는 작은 수의 유형에 억지로 끼워넣는다는 주장에는 분명히 타당한 부분이 있으나, 다만 위에서 언급된 통계적 관점에서의 비판과 성격 유형의 개수에 대한 비판은 그 맥락이 다르다는 뜻이다.
5) 통계적 타당성 및 신경성 요인의 부재
MBTI는 통계적 타당성에 있어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성격에 대한 후속 이론들이 발전해 가면서, 과연 MBTI가 성격을 제대로 측정하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이 커지기 시작한다. 위에서 잠깐 등장한, 현대 심리학에서 많이 의존하고 있는 성격 측정 모형인 Big5 (또는 5요인 모형)의 경우, 요인 분석이라는 통계적 기법을 통해 인간의 성격 구조가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친화성, 신경성 or 정서안정성 등의 다섯 가지 축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요인구조와 MBTI가 완벽히 일치하는 부분은 외향성-내향성 차원뿐이고, 사고-감정 차원은 친화성이나 신경성 등의 차원과 일부 겹치는 부분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물론 최근의 MBTI 연구들은 통계적 타당성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서술한 바와 같이 대중성을 바탕으로 한 엄청난 표본 수가 쌓여있고, 이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가 앞으로도 무수히 가능하다는 점에서 MBTI의 효용성을 무의미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반론 문단의 실증 분석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신경성 요인의 경우 MBTI의 어떤 요인과도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Big5가 요인분석으로 내향적인 성격과 신경적인 성격을 성공적으로 분리해내고 '신경성 요인'이 경험적/통계적으로 타당함을 반복 검증해 온 것과는 달리, MBTI로는 부정적인 감정에 자신이 얼마나 민감한지 (신경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이것은 성격을 진단하는 수단으로써 MBTI는 Big5에서 신경성이 결핍된 하위 호환이라는 의미이다.
6) 제2의 혈액형 성격설
MBTI는 1990년대에 컨설팅 업체, 상담심리기관 등에 의해 처음 한국에 도입되었다. 이후 2000년대나 2010년대에도 간이 MBTI 검사의 유행이 블로그 등에서 주기적으로 돌아왔던 유명한 검사였다. 당시에도 여러 비판이 있었지만, 기업이나 진로상담 등에서 이미 꽤 사용되고 있었으므로 성격 검사 중 대표격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여러 성격 검사 중 하나였고 점차 Big5로 대체되지 않을까 하는 학계 사람들의 기대도 있었는데, 2020년 MBTI가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유행을 끌면서 과거 2000년대의 혈액형 성격설 이상의 큰 이슈가 되었다. 하지만 앞서도 말했듯이 MBTI의 16가지 유형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성격을 완벽히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성격의 종류는 인구 수만큼이나 많기 때문에 16가지의 MBTI 유형으로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당연히 상대방의 MBTI 유형이 자신과 정반대라고 모든 면에서 반대인 것도 아니고, 자신과 같은 유형이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같은 것도 아니다. 심리학에서는 16가지 유형의 MBTI를 상담이나 치료할 환자에게 활용하지 않으므로 주의.
2. 결론
어떤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현상이 발견되었을때, 그 이론을 지지하는 과학자들은 몇 가지 과학 연구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첫 번째는 이론의 정당성이나 효용성을 재차 입증하는 것이다. 고전역학-양자역학의 관계처럼 더 정확한 이론이 있음에도, 기존 이론을 사용하는 게 더 나은 경우도 있음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는 비판을 받아들이고 이론 체계를 수정하거나 폐기하는 것이다. 수많은 이론들이 두 번째를 선택하여 폐기되었다.
그러나 MBTI의 경우, 융의 이론이 가정하는 성격 구조에 대해 어떤 근본적인 개선도 없이 지금까지 시행되어 왔다. 다른 대안 이론(Big5 모형, HEXACO 모형 등)에 비해 MBTI가 더 타당하다는 어떠한 변호도 성공적으로 해내지 못했다.
즉, 아무리 MBTI가 성격 이론의 발전 과정의 한가운데 있었던 이론임을 참작한다 하더라도, 이것이 곧 MBTI가 다른 대안 이론들보다 더 가치 있거나 타당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결국 MBTI는 시대적인 한계가 분명한 검사인 것이다.
그럼에도 현대 사회의 일상에서 실제와는 거리가 먼 MBTI가 아직까지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현상이 의아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5요인 이론 (Big 5) 또는 인지 정동적 체제모형 (CAPS) 등 과학적으로 더욱 건전한 이론이라고 해서 반드시 대중적인 인지도와 일상에서의 활용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다. 이론의 인지도는 과학적 업적과는 별개로 홍보와 교육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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